[일상도우미] 자외선 차단제의 재발견
그간 텃밭이다 자고 있는 블로그 깨우기다 등등,
무튼 이모저모 정신이 없다보니 자연 사랑이가 조금 우울 모드.
미안한 마음에 간만 근처 문수산으로 아침 산책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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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초입에 들어가면 마음껏 뛰어 놀라고 풀어 놓습니다.
분리불안이 심한 녀석이라 저한테서 절대 멀리 가지 않는데다,
문수산 등산길도 동네에서 올라가는 곳이라 등산객이 많지 않아 별로 민폐가 되지 않아서요.
아니나 다를까 쒼~~~~나게 뛰어 놀고 냄새 맡고.
문제는 산에서 내려올 때 앞다리쪽에 짚덤불 같은 것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지요.
털이 워낙 곱슬이라 늘상 있는 일이라 떼어주려는데 손가락이 찐드윽~
아, 어디서 송진도 묻었구나.
별수 있나요. 빨리 집에 가서 떼어주고 목욕 시켜야지...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에오니 이게 웬일.
(상태가 너무 처참해 사진을 찍을 새도 없었습니다.)
앞다리쪽이 송진과 덤불로 온통 엉켜있고,
무서운 것은 가슴줄이 그 사이로 파고 들어가 함께 엉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뜨헐!!!
놀라 가위로 털과 덤불과 가슴줄을 분리하는데,
송진으로 범벅이 되어서
분리하는 제손과 가위도 온통 끈적임과 잘려진 털과 덤불로 난리 법석.
잘라지지도 않고 아이는 이제 슬슬 아파하는것 같고.
급히 손을 비누물로 닦아봐도 송진의 끈적임은 사라지지 않았고,
물티슈로 가위를 닦아봐도 닦여지지 않았습니다.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아세톤.
그러나 아이에게 위해할 거 같아 차마 쓸수가 없었습니다.
그 뒤에 떠오른 것이 로션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입니다.
언젠가 티비에서 이렇게 끈적이는 뭔가를 닦거나 할 때 요긴하다...
그런 비슷한 내용을 봤던 거 같았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무조건 시도해 볼 수밖에요.
노오오오올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자외선 차단제를 짜서 가위에 바르는 동안 내 손을 찐득이게 했던 송진이 스르르 녹듯 사라졌고,
가위에 잔뜩 묻었던 송진과 덤불, 잘려진 털등이 물티슈에 깨끗이 닦이는~~~!!!
특히나 압권은 발바닥 사이 사이에 들어가 있는 여타 이물질들.
송진과 엉켜 있어 가위 등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면 자칫 아이가 다칠 수도 있었는데,
자외선 차단제로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니 자연스럽게 녹아 떨어졌다는!!
그렇게 자외선 차단제로 일단 송진을 녹여 덤불을 조금씩 피부로부터 분리해 내고 최종 가위로 그것을 잘라 내었습니다.
개중 가슴에 크게 엉켜 붙었던 큰 덩어리 중 하나입니다.
아이부터 조치하는 것이 급해 다른 사진은 없고, 이것이 증거물 1호. ㅋ
이후 사랑이는 따뜻한 온수 샤워 후 고생의 댓가로 껌을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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