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진딧물이 결국 찾아왔습니다.
텃밭 일기 시작전 여러 블로그를 다녔었는데, 그중 진딧물로 인해 베란다 텃밭을 접었다는 내용을 종종 보았습니다.
시작하고 한 달이 넘었는데도 무사히 자라길래 '베란다'와 '옥상'의 차이거나
'밭이나 산에서 퍼온 흙'과 '구매한 흙'의 차이거니 자만했었습니다.
그런데...
쑥갓을 처음 잘라다 먹은 이후 잎들이 이렇게 노랗게 되며 시들시들...
처음에는 그냥 가위로 뚝 끊어다 먹어서 그런가? 싶었고,
물이 적어 그런가? 싶어서 물도 넉넉히,
그러다 잎 정리를 너무 안해줘서 그런가? 하고 노랗게 변색된 잎들을 정리해 주기로 했습니다.
한참을 정리하는데 손가락이 끈적끈적,
쑥갓에서 나온 진 때문이려니... 하는 그때 눈에 띈 것은!!!
헉 이게 말로만 듣던 진딧물?!!!!
급한 마음에 화분들 살펴보니 쑥갓과 바로 옆의 치커리의 스치로폼 박스에만 저녀석들이 다니고 있고
다행히 아직 상추와 그 옆 고추, 무화과 화분에서는 녀석들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벌에 쏘인 이후 안전장치로 가지고 올라가는 에프킬라 킨!!!)
급한 마음에 가지고 올라간 키파를 쑥갓과 치커리 화분인 스치로폼 박스 주변과 상추쪽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뿌렸습니다.
살게 된다면 먹어야 하기에 쑥갓과 치커리에 직접 살포하진 않았구요.
그리고 긴급히 내려와 인터넷 검색.
그중 <팔공산효소> 라는 블로그에 '게으른 농부'님이 진딧물이 생겼을 때 대처요령을 상세히 기재해 놓으신 것을 발견했습니다.
댓글 문의시 '적은 모종으로 시작한 작은 텃밭이라면 묵은 우유를 살포해도 좋다' 라는 친절 답변까지 들었습니다.
묵은 우유 살포시 진딧물 몸에 묻어 숨구멍을 막고 굳게 만들어서 없애는 것 같더라고요.
"이럴 때는 게으른 내가 좋다!!!"
먹다가 까먹은 우유, 마사지나 하자 싶어 모아놓았던 것이 마침 냉장고에 잔뜩 있었거든요. ^^;;;
그리고 청양고추, 양파, 마늘 넣어서 끓였던 '천연방충제'도 조금 남은 게 있어서
천연방충제 남은 병에 묵은 우유 투하, 긴급 진딧물 퇴치제를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무차별 살포!!
그렇게 하루가 지난 후 물로 대충 잎들을 닦아주었습니다.
묵은 우유 뿌린 후 다음 날의 모습입니다.
묵은 우유 뿌린 후 이틀째의 모습입니다.
아직 시들거리고 있으나 진딧물은 모습을 감췄습니다.
쑥갓이 살아날지 어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딧물이 다시 나타날지 어쩔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일단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보려고 합니다.
식물... 음... 물만 주면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